어느덧 오후 세시반시이다.
남쪽으로 내려와서 시외터미널 앞에는 보화사가 있다.
서둘러야겠다.
普化寺, 대개 "넓을 보"자를 쓰면 관세음보살님을 모신 경우가 많다.
법화경의 관세음보살보문품이 그것이다.
보화사를 마주보고 이런 장식 벽이 있다. 중국 절에는 이런 경우가 많은데,
이것을 아마도 조벽(照壁)이라고 하는 것 같다. . .
나는 이런 걸 보는 게 재미있다.
참 잘 만들어 놓았다.
자세히 보니 관세음 보살님이시다.
정말 예술품 수준이다.
정면의 대웅전이다.
그런데 이 절은 정말 살아 움직이는 절이다
수륙법회를 한다.
중국 절은 대개 관광용으로 장식해 놓고, 형식적으로 스님 몇명 근무하지만, 실제로 절로서의 역할을 하는 절이 많지않다.
즉, 신도나 법회 활동이 없다는 말이다.
그래도 오대산의 절들은 제법 신도들이 있다.
이 보화사는 수륙법회까지 하는 것을 보면 거의 오대산에서는 가장 활동이 활발한 절인 듯하다.
특히 이 보화사에는 채식 부폐형 런치 식단이 있다.
비싸지도 않다. 18위엔이던가? 4천원 내외이다.
이런 래방객용 채식 식사를 제공할 수 있는 절이면 활발히 살아 움직이는 절이다.
매우 마음에 든다.
(다음날, 이 채식부페를 먹을 수 있게 되었다. 게획했던 것은 아니었지만)
래방객, 참배객.
좀 감동스런 사진인데, 이건 내가 직은 사진은 아니다.
2014년에 아마도 보화사에서 잘찍은 사진 콘테스트를 한 모양인데, 거기 입선한 작품이다.
정말 잘 찍었다.
오대산의 설경.
색다른 맛이다.
한쪽 귀퉁이에 이런 허름한 건물이 있다.
낙후된 중국, 낙후된 불교 시절의 모습이 남아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내 어릴 때 시절의 절들은 저러했었지. . . . .
보화사를 뒤로 하고. . . . .
시외버스 터미날이다. 다음날 일찍 따통(大同)으로 가기 위해서는 여기서
버스를 타야한다. 이동 전날 대개 이동에 관해서는 확인해 두어야 한다.
그래야 실패하지 않는다.
숙소로 들어가기 전에 한군데 더 가보기로 했다.
여기는 관음동.
멀리 산중턱 위에 보이는 곳이다.
문앞에서 유스호스텔 친구를 만났다.
유스호스텔에서 사귄 남녀 둘이서, 함께 올라갔다 오는 길이라고 한다.
등산 코스인데, 너무 아기자기 하고 재미있다고 한다.
이 남자놈은 독일 아이인데,
전날 하루종일 꼬박 걸려서 남대(南臺)까지 걸어갔다 왔다는 놈이다.
말하자면 트레킹이다.
지독한 놈이다.
시간도 많이 걸릴 것 같고, 하루종일 돌아 다녔기 때문에
아무래도 거기까지 올라가는 것은 무리다.
입구만 구경하고, 숙소로 향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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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틀버스를 타고 숙소(유스호스텔)로 돌아왔는데. . . . .
용천사를 보지 않은 것이 영 마음에 걸린다.
내일은 일찍 따통으로 이동해야 하는데, 오대산에 와서 단지 하루만 보고,많은 유명한 절들을
뒤에 두고 떠나야 하는 것이 매우 아쉽다.
날짜를 단하루만이라도 더 할애했어야 했을 것을. . . . .
숙소 바로 옆에 있는 용천사도 못 보고 가나. . . .
용천사는 비교적 숙소와 가까이 있는 절인데, 가이드북에 보면
꼭 가보고 싶게 써 있다. 중국에서 가장 아름답대나 뭐래나. . . .
시간도 아직은 좀 이른데. . .가볼까. . .
그런데, 시간이 늦어서 문을 닫았을텐데. . . .
한 30분은 걸릴텐데. . . .
가보고, 문 닫았으면 그냥 오지. . .(꼭 보고싶은 욕심이다.)
중국에서 현존하는 석방 중에서 가장 아름답대나, 뭐래나. . . .
석방이 뭔지도 모르면서. . .
그런데 이제 보니 저 사진은 현통사 사진이네, 용천사(龍泉寺)도 아니고. . .
그런데, 시간이 늦어서 셔틀버스가 있으려나. . .
없으면 걸어가지. (꼭 가보고 싶은 욕심이다)
그래서 휘적휘적 걸어가기로 했다.
숙소 문을 나서서 걸어 나가는데,
셔틀버스가 한대 휙 지나갔다.
막차인가? 라고 자위를 하고 걸어 내려갔다.
잠시후 셔틀버스가 또 한대 왔다.
그래서 손을 흔들고 태워 달래도 그냥 지나갔다.
매정한 놈. . .좀 태워주면 어디가 덧나냐 이놈아.
그래 그냥 걸어 내려갔다.
하루종일 싸돌아 걸어 다녔더니 다리가 상당히 아프다. . .
내가 걸어간 길. . .
드디어 용천사 도착.
시간은 17시 44분 12초.
6개월 전의 일인데 어떻게 그렇게 시간을 정확히 기억하고 있느냐구?
시간은 화일 이름에 찍힙니다.
걸어 올라가 보니, 문은 닫혔다.
돈도 받는데 돈받는 할아버지도 들어가고 없다.
(가이드북에는 무료라고되어 있지만, 그건 다 틀린다. 특히 돈 관련은 그렇다)
그렇다고 그냥 돌아갈소냐.
내가 한국에서부터 여기까지 왔는데. . . .
이걸 보려고 숙소에서 여기까지 30분을 걸어왔는데. . .
피곤한 다리를 이끌고. . .
그냥 문틈으로 들어갔다.
돈 달라면 주면 되지.
이게 조벽이다. 서령 안내판에 그렇게 써 있다. 照壁
들어가 보니 다행히 사람들이 몇명 있다.
이 용천사는 대회사묘군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서 오기가힘들기 때문에
사람들이 별로 안 오는 절이다.
조벽을 자세히 보자. 과연 멋있다.
그런데, 정말 멋있는 것이 나타났다.
매우화려하다.
물론 내가 본 이런 것들 중에서도 가장 화려하다. . .
아, 이게 가이드 북에서 얘기한 석방이라는 것이군나.
과연 화려하군. . . . .
안쪽에서 밖으로 내다보는 쪽이다.
세밀도.
입구 현판.
나쁜 놈들을 밟고 게시는 사천왕님들.
그런데, 절에 들어가보니, 스님들이 예불 올리는 소리가 들린다.
아, 여기서는 스님들이 예불도 올리시는군. . . .
그런데, 이건 에가 아니지.
스님들 예불시간까지 법당 밖에서 관광객이 어슬렁거리면서 구경을 하는 것은 절에 대한 예의가 아니지.
내려 가야지.
종을 바닥에 내려 놓았다.
중국 종은 표면에 글씨와 그림, 장식을 많이 한다.
용천사에서 나와서
어둑한데, 숙소까지 또 30분을 걸어갈 생각을 하니 좀 막막하다.
그때, 지나가는 셔틀버스. . .
쫓아가면서 세워달라니까, 이번에는 잘 세워준다.
착한 아찌.
내려올 때 셔틀버스 안 세워준 것이 다시한번 기분나쁘다.
갈 때 타고가는 것만도 다행이라고 생각하세요.
숙소에 도착하니, 해가 거의 다 기울어 갔다.
다음날 따통으로 떠나야하는 것이 아쉽다.
그렇게 힘들게 찾아와서는. . . .
그런데, (태경 스님이 말한) 혜초 스님이 입적하셨다는 금각사(金閣寺)는 그저 못 보고 가는구나.
여기서 멀지도 않은데. 정말 아쉽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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