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3일째, 화떼뿌르 시크리 2월 6일 월요일
오늘은 별로 사건은 없다. 화떼뿌르 시크리는 아그라의 근교 한시간 거리이다. 그래도 버스터미널(이드가 Idga) 가서 버스 기다려 탈려면 두세시간은 잡아야 하기 때문에, (올 때도 그렇다) 반나절로는 어렵다. 가서도 두어시간은 보아야 하니까.
대개 관광객들은 아그라에서 오전에 따즈마할 보고, 오후에 아그라 FORT를 보고 떠나기 때문에 화떼부르를 일부러 들어가지 않는 사람들이더 많다. 그러나 일정이 2주일 이상이라면 하루를 투자해서 들어가 볼 수 있다. 느낌은 지난번에 애기한 오르챠 비슷하다. 그러니, 오르챠를 본 사람은 다시 화때뿌르를 보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오르챠를 가기에도 하루로는 벅차니까, 아그라 근처에서 여유가 하루 있으면 화떼뿌르, 이틀 있으면 오르챠를 가는 게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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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때뿌르 씨끄리(Fatehpur Sikri)는 아그라 이드가 버스정류장에서 시외뻐스를 탄다. 물론 낡고 지저분하지만, 그게 인도 표준이다. 한시간 걸리는데, 제법 고속도로를 탄다. 즉, 델리-아그라 구간이 인도에서는 가장 중심이라는 거다. 마치 우리나라에서 고속도로를 처음 놓을 때. 서울 -인천, 서울-부산 구간을 처음 놓은 것처럼.
고속도로 이야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우리나라 기업들이 인도에서 고속도로를 많이 만들었다고 한다. 이것도 한국 기업이 만든 것인지 모르겠다. 그런데 이 사람들이 돈을 계속 안주고, 준다는 얘기도 아니고, 안 준다는 얘기도 아니고, 그렇게 공사는 끝나도 일년 삼년 오년이 되어도 찔끔찔끔 주다 말다 해서 결국은 대부분 지쳐서 그냥 돈을 못 받고 철수하였다고 한다. (보드가야에 십년동안 계신 원만 스님 얘기다)
돈 띠킨 거지. 인도, 참으로 거시기하다. 그에 비하면 내 고생 쯤은 아무것도 아니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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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떼뿌르의 역사는 오르챠 비슷하다. 시기는 오르챠보다 조금 이르다. (아그라 근처니까 무굴제국하고 관계되겠지 ? 그치?)
화떼뿌르는 악바르 대제가 수도를 아그라에서 이곳으로 천도하여 14년동안 무굴제국의 수도로 기능하다가 다시 아그라로 천도하여 버려진 곳이라고 한다. 구태여 수도를 이곳으로 옮긴 이유는 후사가 없어서 걱정하다가 이슬람성자의 예언에 의해서 아들을 얻었다고 해서 그 성자가 사는 이곳으로 수도를 옮겼다고 한다(1576년, AD). 이런 만화같은 이야기가 실제 역사라니. . . . .
그러나, 이곳은 물이 귀해서 수도로서의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다시 아그라로 (아그라는 야무나 강가이다. 야무나 강은-따즈마할 사진에서 보시다시피- 그리 깨끗하지도 않고, 수량도 적지만 그래도 이들에게는 무척 중요한 모양이다) 14년만에 되돌아갔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어렵게 축복을 받고 얻은 아들이 제항기르인지는 자료에 나와있지 않은데, 지난번 오르챠 이야기에서, 오르챠는 아카바르의 큰아들 제항기르가 아버지에게 반란을 일으켜 도망온 곳이고, 아버지의 나라를 빼앗기 위해서 권토중래한 곳이고, 그 결과 제항기르는 아버지를 처치하고 자기가 무굴제국의 제왕이 되었다고 했다. 그렇다면 이 아들이 그 아들 아닌가.
악바르가 아들이 없어서 그토록 고민하고, 후사를 있기 위해서 노력했는데, 결국은 그렇게 얻은 아들에 의해서 자신이 권좌에서 쫒겨 낫다는 것이다. 역사의 허무함이라고는 하지만. 인간세상에서 좋고 나쁨, 이로움과 해로움이 결국 얼마나 근거없는 것인가를 말해주는 것이고, 변방 늙은이와 말에 얽힌 고사, 즉 새옹지마의 이야기를 연상하게도 하지만, 역사가 단순히 허망하다는 것이 아니라, 여기에는 불교가 가르쳐 주는 <생멸계, 현상계의 이해관계가 전혀 의미가 없음>을 말해주는 깊은 뜻이 있다고 하겠다.
잘 썼나요?
문양을 자세히 보면 상당히 멋 있습니다.
어? 개가 있네? 강아지인가? 고양이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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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힌두교건 이슬람이건, 종교로서 나라를 통치하고자 하였기 때문에 (즉 국교가 있었기 때문에) 왕도에는 반드시 가장 중심되는 종교건물 가장 큰 것을 세웁니다. 지난번 델리에서 들어가려다가 입장료 달라고 해서 안 들어간 곳도 그렇고, 오르챠에서는 그 나라가 힌두교를 국교로 햇기 때문에 왕궁 앞에 큰 힌두교 사원(만디르라고 하지요)을 세웠고, 여기도 마찬가지로, 큰 이슬람 사원을 세웠는데, 왕국으 이슬람사원으로서는 인도에서 가장 큰 사원이랍니다 이슬람 사원은 마스지드라고 합니다. 쟈마 마스지드라고하는데, 보통명사 같습니다.
크지요? 사람 크기하고 비교해 보세요.
여기 마스지드의 정문이 인도에서 가장 큰데, 이것은 아크바르 대제가 라쟈스탄 (델리 서쪽 지역)을 정복하고 나서 개선문의 성격으로 지은 것이라고 합니다.
마스지드 속에는 넒고 시원해서 한참동안 앉아있기도 좋지요. . . . . 근데, 이슬람 신전을 들어갈 때는 신발을 벗으라고 하는데, 깜빡 잊고 안 벗으면 굉장히 기분나빠 하거나 화를 냅니다. 꼭 벗어서 손에 들고 들어가세요.. . . .
여기 건축 돌들을 보았는데, 대개 건축자재로 쓰인 돌들이 빨갛습니다 붉은 돌입니다. red stone. 엤날 지리시간에 좀 배운 듯도 한데, 그건 다 잊어버렸고, 하여튼 층층(layer)이 있는 것으로 보아서는 퇴적암이군요.
여하튼 인도 왕궁이나 성벽이나 다 이렇게 붉거나 갈색 혹은 진홍색입니다. (이것을 가지고, Rajastan 에서는 관광객들에게 pink color 라고 뻥치지만. . . . .)
저녁에는 아그라에 돌아와서 수제비를 먹었습니다
인도인이 만든 계란탕수제비. . .그래도 고추장이 있었으니 그나마 다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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