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 베트남 여행기 8-방비엥 3일째, 파응언(Pha Ngern) 2017.12. 30
새벽에 일어나 공터에 나가니 열기구를 띄우고 있다. 가까이서 보기는 처음이다.
탁발하는 모습도 보았다. 여긴 절이 그리 크지 않아서 그렇게 장관을 이루지는 않는다.
사실 오늘은 튜빙(tubing)을 하는 날이다. 방비엥에 온 목적도 그것이다. 튜빙은 차를 타고 12Km상류로 올라가서 거기서부터 커다란 튜브에 몸을 맡기고 4시간동안 타고 내려 오면서 물속에서 경치를 즐기는 것이다. 그런데 맘이 바뀌었다.
우선 날씨가 전혀 생각처럼 덥지 않았다. 오히려 선선했다. 열대 지방의 작열하는 태양 아래서 튜브를 타고 내려와야 그게 맞는거지 추워서 덜덜 떨며 내려온다니 될 말인가. 물론 젊은 애들은 한다. 그러나 나는 6학년 5반인데, 추은 날씨에 물속에서 4시간을 들어가 있는다? 저체온증 되기 알맞다. 하여튼 내가꿈꾸어 왔던 것과는 현지 실정은 달랐던 것이다. 더구나 지금은 여행 초반, 앞으로도 18일이나 남았는데, 초반부터 병이나면 안되는 거다.
허전하고 서운했지만 할 수 없는 일.
날씨 탓도 있었지만. 사실 내가 수영을 못 하기 때문에, 사고의 위험성도 있다. 대한민국 같은 데서라면 사고대비도 하고, 구명동의도 차고, 긴급구조도 할 테지만 그런것도 걱정 된다. 사실 다른 사람들 한 걸 보면 괜한 걱정이다 싶기도 한데, 그래도 나이가 들면 만사 조심 해야 한다는 게 어른들의 가르침이다. 섭섭하지만 할 수 없다. 좀 겁쟁이다 싶어서 챙피하기도 한데, 그래도 순간의 수치가 차라리 낫다.
문제는 그다음인데. . . .
방비엥에서 물놀이를 안 하면 도저히 할 일이 없다.
동굴탐험이 몇 개 있는데,
나는 원래 동굴 별로 안 좋아한다. 보기도 많이 봤고, 들어가 보면 다 똑같다.
인근 탐짱 동굴은 벌써 어제 다 가 봤다.
할 일이 없네. . .어떻게 하루를 때운담. . . .
고민 끝에 하룻동안은 체력훈련을 하기로 했다.
빈둥댈 수는 없지 않은가.
파 응언이라고 하는 “전망대”가 있는데, 거길 걸어서 올라갔다 오는 거다.
숙소에서 4Km. 땡볕이다. 걷는다? 걷자. 운동이다.
아침 9시부터 1시까지, 한참 덥기 시작하는 때다.
전날 불루 라군 가는 길에 있다. 가 봐서 알지만, 나무나 그늘은 전혀 없고,
허허벌판을 걸어가는 것이다.
그런데 나만 걷는 것이 아니다. 서양 애들은 큰 배낭을 메고 불루라군 까지 14Km를 이 더위에 걸어간다. 지독한 것들. . . .
서양애들이라도 그런 점은 배워야지. . . .
출발.
다리를 건너
방갈루를 지나. . .
경치는 좋네. . . .
소도 보고. . .이제부터 걷기 시작이다.
덥다. 거의 한시간 걸려서 전망대 입구 도착. 기어오르기 시작한다.
입구에 도착해서 오르기 시작한다.
그런데, 이게 막상 와보니, 전망대가 아니다.
굉장히 가파른 동산 코스다.
누가이걸 전망대라고 했는가.
번역에 문제가 있었는가.
카르스트 석회암 산이라서 봉우리가 톡 튀어나오고 경사가 매우 가파르다.
위로 올라갈수록 삐죽삐죽 깨진 날카로운 돌들로만 이루어져 있다.
그런데 중턱 쯤 올라가니, 새로운 세계가 펼쳐지는데,
거의 백두산 느낌 같다.
정말 멋 있다.
힘들지만, 오긴 잘 왔네. . . .
계속더 올라가야 한다.
정상이다.
내려오는 길, 역시 험하다.
더욱 조심해야 한다.
돌아오는 길에 마을로 내려와서 강변에서 쉰다.
사람들은 이 강에서 “카야킹 kayaking”을 한다.
주로 서양애들이 하는데, 많은 서양 애들은 카야킹을 하러 여기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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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게트 샌드위치 정식으로 점심을 먹고,
숙소, "주막" 게스트하우스로 들어오자 마자 비가 억수로 쏟아진다.
갑자기 웬 비?
산에서 늦게 내려왔으면 큰일 날 뻔 했다 !!
튜빙 했어도 안될 뻔 했다!!
얕은 급류에서는 물이 금방 붇는다.
아 절묘하네. . . . .
주막 사장님도 “여기 요즘 비가 전혀 안 오는 계절인데 웬 비가 이렇게 많이 오냐. . . ”한다.
비는 오후 내내 내리고 밤 까지도 내렸다.
주룩주룩 빗소리 들으며 숙소에서 쉬기에는 아주 좋은 조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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