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4-15일, 2월 7-8일, 화수 마투라, 몸살감기
<또, 기차>
아그라 3일째. 아그라에서는 더 볼 데가 없다.
오늘은 second class를 타고 마투라(Mathura)를 갈 작정을 했었다.
(인도 기차는 second class 가 끝이다. 삼등삼등 완행열차, 즉 third class는 없다.)
예약을 안 한다면 이걸 타는 수 밖에 없다.
마투라는 한시간 반 거리, 그 정도야 타도 되지 않겠나.
버스로는 두시간 거리쯤 될 것 같아서 기차를 타기로 했는데,
또 그게 잘못이었다.
기차 시간표를 보고 역에 나가서 기차를 기다리는데,
두시간이 지나서야 기차가 왔다.
기차 타러 나가는 시간, 표사고 기다리는 시간 도합 세시간 정도를 추운데서 떨었다.
(인도 결코 덥지 않다. 현지인들도 모두 겨울옷 , 외투 입고 있다. )
기다리고 기다린 긑에 온 기차는 역시 매달려 가야할 만큼 발디딜 틈이 없다.
3일 전에 소매치기까지 겪은 나로서는 그걸 탈 엄두가 안 났다.
"마투라는 포기하자",
하릴없이 발길을 돌렸다.
(만약 버스를 탔다면 갈 수 있었을 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지금 마투라가 문제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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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투라는 기원 전후 해서 불상이 처음으로 만들어 진 곳이다. 불교가 상당히 부흥했던 곳이라는 거다.
불상의 기원을 두군데서 찾는데, 하나는 간다라 지방이고,
다른 한 곳이 마투라 지방이다.
두 곳의 스타일이 다르기 때문에 각각 독립된 기원지로 본다.
간다라 지방의 불상은 그리이스 미술(조각)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다는데,
마투라는 그렇지 않다고 해서 그 인도적 스타일에 관심을 많이 받는 곳이다.
마투라 (Mathura)는 가이드 북에 전혀 나와있지 않다.
그런 곳을 무작정 가려고 했다는 것도 좀 무리가 된 점이다.
무조건, “가보면 뭐 있겠지” 생각했다.
최소한 박물관이라도 가 볼 수 있지 않겠나 기대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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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전>
하루 종일 할 일도 없으니 “환전”이나 하자 생각했다.
100달러에 4900루피를 바꾸어 주는데, 타지마할 앞에는 환전 비율이 아주 나빠서 어떤 놈은 4100루피를 주겠다고 했다( x x놈 !) 그래서 가이드 북을 보고서 SBOI (State Bank of India)를 찾아 나서게 된 것이다.
역전 앞에서 사이클릭샤와 흥정을 했다. 젊은 놈인데, 50루피에 흥정을 하고 갔는데, 이놈이 계속 왔던 길을 또 가고 왔다 갔다 하면서 헤맨다. 시간도 거의 한시간은 지난 것 같다.
그러다가 이사람 저사람에게 물어 보다가. . .
그러다가 결국 엉뚱한 데다 내려준다.
정말 인도에서는 이런 쓸데 없는 고생을 너무도 한다.
화를 내고 내리니 돈을 달라고 하고, 그렇게 다투다가, 쫓아오고, 그렇게 하다가 결국 그 인간이 목적지를 물어물어 찾아서 내려 주었지만, 은행은 폐쇄된 곳이었다.
정말 정말 되는 일이 없다.
. . . . . . .
폐쇄된 은행 문앞에서 오토릭샤 꾼이 <자기가 환전하는 은행을 아니까 거기 데려다 줄테니까타라고> 한다. 잘됐다 생각하고 탔는데, 가는 길이 자꾸 타지마할 동네 (숙소 있는 동네)로 간다. "여기가 은행"이라고 내려다 주는 보니,
은행은 무슨 은행.
그냥 사설 환전소 구멍가게이다.
또 화를 내기도 지쳤고,
어이가 없기도 하고, . . . .
결국 타지마할 동네로 다시 온 셈이다.
여기에서 나쁜 환율에, 4400루피에 100달러를 바꾸었다.
인도라는 데가 다 이렇다.
화를 낼 수도 없고,
다른 방법도 없다.
어찌 보면 체념하는 법을 배워야 하는 나라라고나 할까.
성질 급한 놈 성질 죽이는 훈련을 하는 나라라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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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에는 남는 시간을 죽이기 위해서 아그라에서 유일한 현대식 백화점 쇼핑센터라는 데를 갔다.
현대식은 무슨. . . .
이층의 텅빈 공간에 옷가게 몇 개 있고, 애들 놀이기구 몇 개 있는게 전부였다.
아무리 그래도, 중국이나 필리핀의 쇼핑센타는 흥청망청 했는데, 이건 너무나도 아니었다.
이층에 그래도 맥도날드가 있어서 베지버거(식물성햄버거)를 먹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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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오후에 숙소(샤자한)로 돌아오고 나니 기침이 나며 한기가 돌고 열이 오르기 시작했다. 아침부터 내내 쏘다니며 찬바람 맞고 고생한 탓이다.
가지고 온 콘택 600을 먹었다.
다음날, 역시 기침감기와 오한은 낫지 않고, 몸살의 고통도 더해졌다. 이번 여행의 최대 시련인 "오한발열"을 이렇게 시작되었다.
약국에서 약을 지어 먹고, 하루 종일 숙소에 있었다.
그래도 좋아지지 않았다.
약국에서 약을 사흘치를 주었는데, 안되겠다 싶어서 약을 더 샀다.
약국에서 약을 하루에 두 번 먹으라고 했는데, 하루에 세 번씩 먹었다.
왜? 열이 안 떨어지니까.
느낌에 기관지에까지 염증이 온 것 같아서 항생제도 먹어야 할 것 같다고 약국에 말하니까, 그러지 않아도 이게 항생제라며 항생제를 처방해 준 것이다.
거의 이틀동안 식욕도 없고, 먹지도 못하고 약만 먹어서,
안되겠다 싶어서 과일이라도 먹어야지 하고, 애꿎은 오렌지만 먹었다.
그것도 몇 번 먹고나니 질려서 더 먹기가 싫었다. 그래도 몸 생각해서 억지로 먹기도 하였다.
정말 불쌍한 광수.
다음날 아침에는 자이푸르(Jaipur)로 떠나는 기차를 타야하는 계획이다.
이것은 Agra Cantt 역이 아니고, Agra Fort 역에서 출발한다.
자이뿌르는 라쟈스탄(Rajastan), 즉 델리 서부지역의 중심지, 주도이다.
여기부터 서부지역 여행의 시작이다.
서부지역이고 뭐고 열 때문에 여행할 정신도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냥 아그라에 있는다고 해도 별 수는 없다.
예정대로 다니면서 감기몸살이 낫기를 기다리는 수 밖에.
새벽에 이동이 어려울 것 같아서, Agra Fort 역 근처 숙소에서 묵을 생각을 했지만. 가 보니 마당 한 숙소가 없어서 그냥 샤자한에서 묵기로 했다. 다음날 아침 일찍 출발해야 하는데 방법이 없냐고 물으니, 다섯시 반에 오토랙샤꾼을 오라고 해 놓겠다고 한다.
그동안의 오일치 숙박비를 내어 주고 잠이 들었다.
다음날 아침에는 일직 떠나야 하니까.
요 아그라 포트 역은 그래도 지붕이라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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