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챠
오르챠는 앞(15회) 지도에서 보시면 쟌시에서 들어가는 곳이다. (맹장처럼)
나는 쟌시에서 혼자 오토릭샤를 타고 들어갔다.
릭샤왈라(릭샤 driver)가 어디로 가느냐고 해서 템플뷰 게스트 하우스 간다니까 잘 데려다 주었다. (TEMPLE VIEW GUEST HOUSE)
도착하니 낮 한 두시쯤 되었다.
오르챠 가는 길
교복 입은 여학생들
사실 이 템플뷰 게스트하우스는 인터넷 (인도방랑기 까페)에서 본 이름인데,
갔다온 사람들이 너무 정겹게 이야기하길래 꼭 들려보고 싶었던 곳이다.
그리고 실제로 나는 그곳에서 많은 정겨움을 느겼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마음편히 있었던 곳이고,
중간에 만난 여러 사람들에게도 가장 추천을 했던 곳이다.
인도에 아무리 한국 여행객(대개는 대학생들)이 많아도 한국인이 직접 운영하는 곳은 (거의) 없다.
낮은 물가(소득)와 열악한 환경과 기후 등등으로 인해서 아직은 인도가 아무리 좋아도 거기서 밥집이나 게스트하우스를 하며 살겠다고 하는 사람은 없는 것 같다.
하기야 연변 사람들만해도 대한민국에 와서 살지 못해서 애쓰는데, 일부러 거기 가서 살 사람은 아마 거의 없을 듯하다.
암튼, 템플뷰 게스트하우스도 인도 아저씨가 하는데, 실제 일은 거의 그 젊은 동생이 한다. (이름을 못 물어 보았다).
그가 (생긴 것은 진빵같이 생겼어도) 매우 성실하게 안내를 해 주고, 자기 일 같이 해결해 주고, 두마음 없이, 사심 없이 투숙객들을 대해 준다. 그리고 일을 매우 성심성의껏 한다. 그리고, 안주인이나. 할머니 모두가 투숙객들을 살갑게 대해준다.
어린 꼬마아이가 있는데, 그놈 이름을 전에 어떤 한국 여대생이 "세종이"라고 지어주었단다.
아마 그 여핵생이 세종대학교 학생이었던지. . . . 암튼 그래서 그 집은 "세종이네 집"이다. 물론 너무 귀엽다.
방값도 비싸지 않다. 2인1실 투베드가 무조건 200루피이다. 그러니 한국 학생들이 줄을 선다.
나는 남쪽 계획을 포기했으니까, 오르챠와 아그라에서 7일을 보내야 한다. 그래서 우선 2일 숙박을 정했다.
일단 여기서 무조건 이틀을 쉬기로 했다. 그리고 실제로 쉬었다.
오르챠는 볼 거리가 만 하루면 딱 끝난다. 이틀 볼 것이 없다는 거다.
그러니, 이틀 묵는 사람은 별로 없다.
하루가 지나고 나니 투숙객이 짜악 물갈이가 되고, 내가 가장 오래 목는 사람이 되어 버렸다.
내 방은 안 마당 바로 중심(모두 단층이다)에 로얄석이라서 하루종일 거기서 터주대감 노릇을 했다. 한국사람들 왔다갔다 하는데 오만 참견 다 하며 거의 주인장 노릇을 했다. 참 편한 시간이었다.
저녁때는 자전거를 빌려서 교외를 어슬렁거리며 돌아보기도하였다.
그동안의 고생에 비하면 상당히 여유를 부리는 셈이다.
심지어는 다음날 사람들과 함께 주방에서 한국식으로 죽을 끓여먹기도 하였다.
(감자 사고, 마늘 사고, 국수 사고. . . . )
오르챠는 크지 않고 그저 시골 동네 같다.
그러니까 그저 조용하고 아늑하다
밤에는 내가 한국에서 가지고 온 팩소주를 풀었는데, 너무들 좋아했다.
한국에서 온 대학생들 7-8명과 함께 모닥불 앞에서 놀았다. 내 방 앞이 바로 앞마당인데 (특A실. . , 그래도 200루피),
거기에 아저씨(세종이 삼촌 총각)가 모닥불을 피워 제공해 준 것이었다.
기분 짱이었다.
모처럼만의 행복한 시간이었다.
간밤의 이야기들은 다 타서 사라지고 재만 쓸쓸히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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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오르챠 고성을 보는 날이다.
고성 몇개와 만디르(힌두교 사원) 몇개를 보면 끝난다.
민디르 (힌두교 사원)은 잠그어 놓기도 했고, 또 으슥하기도 하여 위험하기도 하고,
또 어떤 데는 현재 예배를 보기도 해서 별로 들어가지도 않았다.
들어가 보고 싶지도 않았다.
그러나, 고성 들만은 정말 좋았다.
가장 마음에 드는 곳이다.
툭터진 평원에 버려진 고성들만 말없이 서 있다.
중세 유럽의 고성들을 보는 느낌이다.
고성의 밖으로 강이 흐르는데, 강물도 깨끗하고 운치가 있다.
디카를 물에 빠트려서 찍지 못하고, 스마트 폰으로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예비로 가지고 왔던 똑딱이 카메라가 있었는데,
불편하지만 그것으로도 몇 장 찍었다.
고성 사진은 애석히도 지금 없다.
이것 뿐이다.
이것은 고성은 아니고 만디르((오래된 힌두교 신전)인데, 내가 그냥 드라큐라 성이라고 이름붙였다.
그런데 이런 시골에 어찌 이런 웅장한 고성들이 있는가?
오르챠의 사연을 이야기하자.
원래 무굴왕조(아크바르 대제가 건립한 1566년부터 200년간 영국에 의해 멸망할 때까지) 의 중심지는 여기서 200킬로미터 떨어진 아그라이다.
그래서 아그라 고성이 유명하고, 또 유명한 타지마할도 아그라에 있다.
아그라는 타지마할이 있어서 유명한 것이 아니라. 오랫동안 무굴제국의 수도였기 대문에 중요한 곳이다.
이 오르챠는 그 무굴제국 역사의 연장에 있다.
오르챠의 시작은 1531년 분델라왕조가 여기에 도읍을 정하면서부터이다. (경기도만한 크기).
그런데, 그후 무굴왕조의 지배 하에 있던 분델라 왕조는 아크바르 대제에게 반기를 들었던 그의 아들 제항기르를 숨겨주게 되고,
몇년후 아버지 아크바르를 제거하고 제항기르가 왕이 되어 덩달아 큰 발전을 이룩하게 된다. 제항기르가 보답을 한 것이다.
그러나, 다시 제항기르가 죽고 그 아들 샤자한 (타지마할을 건립한)이 무굴제국의 황제가 되면서 오르챠는 곧바로 쇠퇴의 길로 접어든다.
이러한 상황을 참지 못한 조급한 오르챠 왕(비르 싱 데오라고 한다는데. . . 외우실 필요는 없겠지요. . . ) 은 반란을 일으키지만 곧 패퇴하고 만다.
그래서 이 단명의 정권, 즉 분델라 왕조는 경기도 넓이 만한 땅을 차지하고 22년동안 영화를 누리다가 끝나고, 한때 화려했던 궁전의 자취만을 남겨두게 되었다고 한다. 이상 가이드 북에서 보고 베꼈습니다.
기까이꺼, , , ,
분델라왕조가 단명이거나 말거나
나만 좋으면 되지. . .
암튼, 오르챠는 매우 마음에 들어요.
쟌시에서 들어가기 때문에 여행 일정에서 이틀을 따로 내어야 하는게 좀 단점이지요.
그러니까 별로 복닥대지도 않고.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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