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만주방랑 5. - 6.30 목요일 환인-흘승골성

원 통 2016. 7. 29. 09:12

만주방랑 5. - 6.30  목요일  환인-흘승골성

 

 

종로에서 시간이 남아서  반디앤루니스 서점에  들어갔다. 그런데 우연히 중국역사  코너에서 이창걸 선생을 만났다. 주역공부 선생님이시다.

역시 시간이 남아서 책을 보러 오셨다고.

그러면서 보시는 책이 "도올의 중국일기"이다.

 

그게 유명하다는 말은 나도 자주 들어서 거기서 2, 3권을 보았다.

그랬더니, 내가 이번에 다닌 고구려 산성들 이야기기 그대로 다 있다.

도올은 내가 5일동안  다닌 길을  가지고 무려 책 두권을  만든 것이다.

참, 재주도 좋다.

하긴 도올이 재주가 좋은 게 아니라, 출판사가 재주가  좋은 것이다.

도울이 유명하니까 그게 가능하다. 

 

나는 몇년전에 책을 하나 출판하려고 했는데, 몇 군데서 거절을 당했다. 

좋기는 좋은데 (_이건 상투적인 인삿말이다_) 거의 안 팔릴 것이라는 거다. 

요즘 출판계가 너무 어렵단다.

그런데, 그 출판사들이 그 후로 줄줄이 걸레 같은 책들을 출판하는 것을 보고  

매우 기분이 생했었다.   

 

내 책이 시시해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나는 단연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매우 중요한 책이다.

중요하지 않다면 내가 그렇게 시간을 들여서 썼겠는가.

그래서 자비(自費)로라도 꼭 출판할 생각이다.

각설.

 

내가 고구려 산성기행을 한 것은, 도올의 책을 보고서 동기를 얻어  간 듯이 생각될 지 모르겠으나, 나는 도올의 책을 귀국해서야 보았다.

그리고 "유명한 사람은 이렇게 해도 책 네권이 되는구나" 생각했다.

 

 

 

 

 

단동의 아침. 저 멀리  애국 혁명 열사 기념탑이 보인다. 

전날 갔던 금강산 공원쪽(북쪽)이다.

 

민박 아줌마한테, 아침 잘 얻어먹고, 이백위안 드리고, 열쇠 반납하고, 길을 나선다.

102번 버스를 타고 시외버스 터미날 - 커윈짠으로 간다.

(단동 기차역 바로 맞은 편이다.) 

 

 

길이름은 청년 대가, 호수 이름은 청년호.

 

커윈짠에서 환인행 버스표를 사고, 56위안, 더하기 보험  1 위안. 

 

버스를 타고 간다.

 

다 스러져 가는 코닥지만한 집에서 국수를 파는데,

옥호가 대붕(大鵬)이시다. 누가 감히.

 

(라면- 늘일 라, 즉 중국집에서 짜장면 국수 뽑을 때 늘여서 뽑듯이 늘인다는 말이다 .

우리 라면은 方便面이라고 한다. 혹은 泡面)

 

 

 

 

길은 한산하다. 십년 후면 이 길도 자동차들로 메워 지겠지.

지금도 중국 대도시들은 교통난이 심하다.

 

 

 

 

드디어 환인 도착.

숙소에서 짐을 풀고. . ..

환인에는 유스호스텔이 없어서 빈관을 예약했다. 금아빈관.

예약을 했더니  내가 올 줄 알고 기다린다. 

환인은 너무 조그마한 도시 (? 마을?)이라서 찾기가 너무 쉽다.

 

환인이 너무 조그마 해서 서글프다. 

장사도 너무 안돼서 문닫은 가게가 무척 많다.  

고구려 제1의도읍지가 이렇게 작아 지다니,

 

환인은 현재 "만주족 자치주"이다.  그러나  그건 이름뿐.

 만주족에 관한 것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말도, 글도 사람도, 역사도. . . .

그저 택시에  하릴없이 만주글자 몇개가 적혀있을 뿐이다. 

그걸 관심 갖는 사람도 없고

환인은 그저 작고 초라한 중국 마을일 뿐이다. 

 

 

 

 

가이드 북에 나온 대로,  1번 버스를 타고 

(이번에 새로산 가이드 북은 매우 정확하다.  인죠이enjoy  시리즈다. 

다른 어디에도 오녀산성을 가기 위해서는 택시 밖에 없다고 되어 있는데,

여기에만은 1번 버스를 타면 된다고 나와 있다)

오녀산성이  고구려의 첫 도읍지인 흘승골성이다.

이건 중국 고고학계에서 확인한 것이다. 

 

 

1번 버스 종점에서 내려서 진흙탕 골목길을 좀 걸어가야 한다.

 

큰 길이 나오는데, 저건 제약회사 건물이다.

중국에서는 이곳 동북 지방에 특색 성장산업으로 제약산업을 정했다.

그중에서도 생약, 약초 가공 등을 많이 장려하고, 그런 회사들이 많다.

 

 

 

 

 

 

저 멀리 흘승골산성이 보인다.

산정 800미터 위에 넓고 평평한 곳에 산성을 축조하고, 도읍을 정했다.

초기 고구려인들이,

 

 

 

매표소 입구로걸어 들어간다.

대부분 택시나, 단체 관광버스로 들어가는데, 나는 당당히 걸어서 들어간다.

짠짠. . .

걷는 자의 당당함이여.

 

사람들이 많지는 않다.

표  파는 아가씨가 "외국인은 60세 이상 반표가 안돼요."  하며 미안해 한다.

 "아니, 괜찮아요 -아, 메이꽌씨. . "  하며 유쾌히 대답했다.  

 

다시 한번, "내가 외국인인가?". . .

 

 

박물관 속의 설명판

오녀산 산성은 기록에 의하면 흘승골성이다. 환인현 혼강 우안에 오녀산 상에 위치하며

고구려 창건의 이른 시기의 산성이다. 그 규모는 크고, 기세는 협홍하고, 체계가 완비되어 있다. . . .

 

1. 흘승골성

2. 국내성- 집안

3. 평양의 위치는 ? 대동강변인가?

그게 아니고, 료양 (지도의 가장 서쪽끝에 있다)  이라는 거지, 

 

 

 

이건 박물관 속의 사진

 

산성의 위치 설명.

동쪽의 가파른 쪽에 위치한다.

 

 

저 아래 환인 마을에는 상고자  묘지군과 하고자 마을 터가 있다.

이 하고자 마을 터가 주민들이 살앗던 곳이고, 그곳이 나중에 평원성이라고 명명된 곳이라는 거다.

그러니까, 고구려 처음의 도읍지는 나중에 평원성이라는 성이 된다.

 

 

석곽분.

주민들의 무덤들.

 

 

 

 

 

고고학적 발굴  탐사.

 

 

산 중턱 계단 밑 까지는 셔틀버스를 타고  올라간다.  

 

 

 

 

초기 고구려인들이 산꼭대기에 도성을 마련하느라고, 길을 내었는데,

급경사에 말이 다닐 수 있는 길을 내기 위하여 갈짓자 형태로 18번의  굽이를 만든 길이다.

그것을 18반이라고 한다.    

 

 

 

 

 

 

 

 

이 고개를 넘어서면 거짓말 처럼 평평하고 너른 땅이 나타난다.

 

 

내려다 본 환인

 

 

"왕궁 옛터"라는 안내판이 보인다

 

 

 

 

 

개념도

 

왕궁 유적지로 추정된다는 글.,

 

 

 

 

 

중국 유일의 8괘성

-지세가 주역 8괘와 같다고.

이른바  우리나라에서는 궁궁을을이라고 하던가?

한자 모양이 궁궁을을 (오늘 또 한자가 안 써지네요)

 

 

 

 

 

 

 

환인과 오녀산성의 동편은 큰 호수가  되어있다.

댐을 막은 것인데, 동북지방(만주지방)에서는 가장 큰 인공호수라고 한다.

그 모양이 용과같다고 해서 이들이 환룡호라고 이름 붙였다.

제법 몰만 하다.

구글 지도에도 잘나온다.

 

 

 

 

 

동편기슭은 매우 가파르다 암벽이 많이 있다.

그러니까 주 출입구는 서편, 환인현 쪽이 된다

 

 

 

 

 

초소 유적지

 

이제 고구려인들이 쌓은  성벽이 나타난다.

 물론,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을 지정 받으면서 어느정도 모양을 복원시킨 것도 있겠으나,

원형 그대로 보존된 부분도 있다.

 

 

 

산을 내려오기 시작하면서 비가 많이 오기 시작한다.

이 오녀산성은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아서)  다음날 와 볼까 생각했었는데,

역시 첫날 와 보기를 잘했다.

중요한 것은 가능한 한 먼저 하는 것이 낫다.

그래야 계획을 세우는데 부담이 덜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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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을 내려와서 숙소에서 좀 쉬다가

저녁을 먹으러 나섰다.

밥이 있으면 좋겠지만. 그러나 국수는 먹고싶지 않았다. 

마을을 이리저리 돌아서  샤오롱빠오 집을 찾았다. 

반갑게 들어가서 쌰오롱 빠오를 먹었다.

내일 아침도 여기 와서 먹어야지.  

 

 

밤거리를 산책한다.

쇼핑과 미식( 미食)  거리를 꾸며 놓았다.

그러나, 장사가 안돼서 문 닫는 가게가 너무 많아서 마음이 안됐다.

이제 환인은 그저 장사가 잘 안되는 사람들이 별로 찾지 않는 작은  시골 마을일 뿐이다.   

 

 

 

밤 거리를  걷다보니 숙소 앞에 큰 호수공원이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들은 밤에 불빛으로 장식을 많이 한다. 그런대로 볼 만 하다. 

 

 

 

 

 

 

 

 

이 공원 한편에는 큰 시민광장이 있는데, 사람들이 너도나도 몰려 나와서 더위도 식히고 맛있는 것도 먹고

애기도 하고, 더위를 식힌다.

그 옆에는 큰 만주족 민족 도서관이 있는데 (밤이라서 물론 들어가 보지는 못하고),

그제서야 이게 조선족 자치주가아니고 만주족 자치주구나 생각했고,

그러나 광장에 몰려나온 수많은 사람들 중에서 만주족이 과연 얼마나 되겠는가 싶었다. 

만주족이 있다고 해도 이제는 이름 뿐인 만주족이고, 대부분 만주 글도 말도 모를 것이다 

 이름 뿐인 만주족.

 

언젠가 책에서 중국에 만주족 인구가 1000만명이라고 읽었는데,

그동안 내가 잘 못 생각하고 있었다. 그 천만명은 이름만 남은 만주족인 것이다.  

이 광장은 배터리가 소진되어 사진을 찍지 못했다.

 

 

 

 

 

 

숙소롤 돌아와서 자기.

내일은 상고자 분묘군, 하고자 평원성을 보고, 통화로 가는 일정이다.

통화는  고구려 도읍지  집안으로 가기 위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