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내륙 25 (2015. 8.5 수) 운남성으로, 웬모
중국내륙 25 (2015. 8.5 수) 운남성으로, 웬모
여행도 이제 14일 됐으니, 반환점을 넘어섰다. 지리적 반환점은 따리, 리짱이지만.
기차를 15시간 타고 남쪽으로 남쪽으로 간다. 이번 여행에서는 밤기차가 처음이다. 그런데 15시간은 좀 너무했다. 중국도 이젠 고속철도 시대라서 밤 기차가 거의 없다. 밤기차(8시간 이상) 거리면 3시간 이내에 주파해 버리기 때문이다.
아직도 밤기차가 있지만 그래도 15시간이면 긴 것이다. 사실은 그게 운남성이기 때문에 좀 더하다. 지형이 험악한 것도 있지만. 운남성의 철도사정 자체가 매우 나쁘다. 소위 개발에서 소외된 지역이라는 거다. 가장 변방이니까.
(그러니까, 소수민족, 이국 적인 것이 많이 남아있고.)
사실 운남성은 독립국이었다. 나라 이름은 따리(大理) 매우 철학적인 이름이다.
理와 氣가 일원적이라고 했던 것이 이퇴계였던가?
理와 事가 명현하다고 한 것은 의상(義湘)대사였고,
理法界와 事法界가 무애(걸림이 없고, 장애가 없다)하다고 한 것은 청량(淸凉) 징관(澄觀)국사였다.
따리 국은 언제 망했는가? 13세기 몽골의 침공을 받고 몽골에 망했는데, 그 몽골이 1세기 후에 망함으로써 자연스럽게 중국(명나라)에 복속되었다.
우리나라 고려말까지 거려와 대등하게 국격을 유지하고 있던 지역이었다.
그 이후로도 따리국 재건(해방) 운동(반란)은 여러차례 있었고, 그때마다 성공하지 못햇다.
최근 (청말)에도 있었으나 결국 실패하였다.
티베트의 앞날을 보는 듯하다.
기차가 운남성으로 접어들면서는 느리게 가고, 역에서도 오래 쉬고, 느닷없이 중간에 서기도 하고, 연발연착도 잦다. 이건뭐 꼭 인도(印度) 기차를 탄 것 같다.
그래서 운남성에서는 비교적 버스를 더 선호한다. 버스길은 그래도 좀 낫다는 거지.
그러나 그럴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 중앙정부는 운남성 내에 거의 모든 고속도로를 완공하였고, 이제 고속철도 건설작업도 한창 시작했다. 인도(印度) 기차같은 운남성 기차를 타는 날도, 15시간 밤차를 타야하는 날도 이제 얼마 안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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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기차를 타기 전에는 비교적 준비를 하고 타야 한다. 15시간이면 차에서 두끼를 먹어야 하니까, 대개는 큰사발면을 두 개 준비한다. 다행히 기차 도시락밥을 살 수 있으면 한끼는 건진다.
가능한 한 그걸 사도록 노력한다. 밤에 밥을 사 먹으면 아침에는 사발면을 먹어야 한다. 그런 걸 짐으로 가지고 다닐 수는 없다.
물론, 보온물통도 있어야 하고(잠자다가 새벽 4시에 목마르면 어쩔 것인가), 그 다음이 밤에 잠 안올 때 마시는 술이나 감기약이 필요하다. 잠자리가 불편하다고 해서 잠을 못자면 그것도 상당히 고역이다.
http://blog.daum.net/wonthong1/15411783
“난 잠자리를 바꾸면 잠을 못자” 이건 “상당히 수준 있는 생활을 하시는 분”이라는 말씀인데, (그게 뭐 좀 과시도 되는 모양이다-안정된 생활을 한다는) 우린 그런 거 없다.
잠자리 바꿔서 잠을 못 잔다면 여행을 말아야지. 안그래?
당신은 여행할 자세가 안 돼 있어,.
여행할 자격이 없는 사람이야.
하여튼 잠이 안오면 어떻게 해서라도 잠을 자야 할 것 아닌가.
기차에서는 잠이 안 온다고 음악을 듣거나, 책을 보거나, 산책을 하거나 그럴 수도 없다.
그래서 밤 11시에 무조건 포켓 판 고량주를 마시고, 안되겟다 싶으면 감기약까지 먹고 잔다.
이번 여행에서는 별로 안 썼지만. 비상약으로는 필요하다.
밖은 깜깜해서 잘안 보이지만. 계속 금사강(金沙江)의 넘실대는 강물을 옆에 끼고서 밤새도록 내려간다.. . . . 사금이 많이 발견된다고 해서 그런 이름이 붙었다고.
사천성과 티베트와의 경계를 이루는 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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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모 토림(土林)에 가기 위해서는 새벽에 웬모(遠模) 역에서 내려야 한다.
웬모는 아주 시골이고, 웬모역도 아주 작은 시골 역이다. 운남성의 골짜기이다.
(그러니까 토림이 있지)
거기에 새벽에 도착한다. 05시 37분에. 물론 버스도 없다. 거기서 일단 웬모 마을로 들어가야 한단다. 웬모 역은 웬모 마을에서 상당히 떨어져 있다.
차편이 있나. . .그래도 뭔가 방법이 있겠지. 방법이 있으니까 기차역이 있지 않겠나.
갔다온 사람의 글에 보면,
“새벽에 캄캄한데 찬바람만 쌩쌩 부는데, 겨우 오토바이 뒤에 타고 마을로 들어왔는데, 거리가 상당히 되더라. . . .”
음 나는 여름이니까 날은 좀 밝겠지. 그런데 역시 또 오토바이 밖에 없는 거인가. . . .
아, 오토바이 (모어 투어 츠어 라고한다. Motor car) 좀 그만 타고 싶다.
그것도 그거지만. 위험(危險)한 것도 문제다.
새벽에 기차에서 내리는 외국인, (얘기할려면 외국인이라는 것이 밝혀질 수 밖에)
나의 운명은 오토바이 아찌의 손에 맏겨지고., . . .무시라.. . .
이번 여행 최대의 난코스.
그래 운남성 가기가 쉽냐.
그래 웬모 토림 보기가 그리 쉽냐.
그거 가기 쉬우면 다 갔겠다.
가기 어려운 데를 가 보는 게 모험자의 즐거움 아니냐. . .
그런데 거기가 뭔데 그렇게 꼭 가봐야 되냐?
그래 나는 웬모토림 보러 운남성에 온거야.
그건 꼭 봐야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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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도록 달려와서 웬모역에는 도착했는데. . . .아직도 깜깜하다 !
6시 37분인데. . . .깜깜할 줄은 몰랐다. 여름인데??
아, 북경시간이구나,
중국은 전국이 북경 시간을 쓰니까, 지금 북경이 6시 37분.
여기는 북경보다 적어도 두시간 이상은 느리겠지.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출구를 나가는데,. . .이럴 때는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하는가를 보는게 좋다.
아, 합승 들이 와 있구나 !!
다섯명씩 채워서 얼마씩 주고 (20위안인가?), 마을로 내려간다.
잽싸게 올라탔다.
(그것도 어리버리하다가 놓치면 대략 난감해 진다. . . .)
아, 편하게 이동했다.
웬모 시외버스 터미날. . . .여기서 토림(土林) 가는 버스를 탄다.
토림가는 버스는 하루에 딱 두번.
아침을 매운 국수로 대충 먹고. (이것 저것 막 넣어서 먹어 본다.,그게 재미지. . . .)
토림가는 버스가 아침 9:30에 있으니까, 시골 시내 구경.
시장. 아침 찬거리 때문에 이때가 가장 시장이 활발할 때이다.
시간이 되어, 버스를 타고. . . .
시골길을 한시간을 간다. 드디어 도착.
뭔 인디안 지역 같지 않은가?
와, 아리조나의 Indian Reservation 같네. . . . .
옆에서는 bar 에다가 총격전이 벌어질 것도 같고. . . .
암튼, 표를 사고 들어가야지? 한글도 있네. . .
그런데, 짐작 못한 것은 아니지만. . .표값이 비싸다.
(한 200위안쯤 했던가?) 너무 비싸다.
나는 경로우대 대상이다. (반값, 대부분 지역에서)-(여권을 보여주면 된다,)
이와같은 변방 운남성에서 그것도 이 시골에서 당연히 경로우대 받아야 한다.
그런데 표파는 여자가 죽어라고 경로우대를 안 해준다.
얼르고 달래고 (학원에서 배운 중국말, 아는 표현 다 쓰고) 졸르고. . .해도 안 통한다.
니 쓰 헌 퍄오량, 헌 메이리, 헌 원로우 (너무 예쁘고, 너무 아름답고,너무 맘씨가 따뜻하고. . . .사실과는 관계 없이) 해도. . . .
정말 그여자 지독했다.
할 수 없이 돈 다 내고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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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그리스 로마의 신전같기도 하고. . .
인디안이 금방 튀어 나올것 같은. . .
여기가 길을 잃기 쉬운데, 한번 길을 잃으면 상당히 곤란해 진다.
헤매다가 헤매다가 지쳐 버리면 안된다.
어떤 여자가 까불가불 하면서 앞서 가더니 깅 아닌데로 가던데 어찌 됐는가 모르겠다.
인터넷에서 한 학생이 쓴걸 봤는데, 그놈은 길을 잃어서 무지 무서웠단다.
또하나, 여기는 비가 오면 발이 푹푹 빠지고, 구경을 못한다.
날시가 너무좋아서 정말 다행이다.
그리고 사람(관광객)이 없어서 너무 좋다.
(처음에는 괜찮을까 하고 걱정도 좀 되었었다).
하기야 여기까지 찾아오는 사람얼마나 되겠나.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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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 넘쳐서 할수없이 차수 변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