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사찰 석굴 기행 (34) 7/27 (일) -오대산으로 이동
오늘은 오대산 가는 날이다.
오대산 가는 길도 그닥 만만치 않았음은 짐작할 만한 일이다.
가이드 북에도 가기가 쉽지는 않다고 되어 있다.
따통에서 하루에 버스 두번, 태원에서 하루에 고작 네번. . .
소요시간도 너댓 시간씩. . .
(물론 성지순례 한다고 단체로 버스타고 들어가면 쉽기야 하겠지. . .
나는 그렇게 가는 것은 아니니까. . . .)
어쨎든 이정도의 정보 만으로 오대산을 찾아가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일단은 평요에서 태원의 중앙터미날로 가야한다.
그런데 평요는 태원의 남쪽에 있으니까 (그리고 오대산은 태원의 북쪽에 있고)
우선 태원 남부 터미날로 나가서,
태원의 중앙 터미날로 가서 오대산 가는 버스를 (다섯시간 걸리는. . .) 타야한다.
일단 유스호스텔에서 사진 몇장 찍고. . . . . . .
상당히 고풍스런 운치가 풍기는 숙소이다.
정면에 보이는 이층 방에서 잤다.
중국 유스호스텔에는 중국 대학생들이나 대학원생들이 많다.
중국 대학가에도 이제는 여행 바람이 불었는데, 중국이 워낙 넓으니까 중국 대학생들도
일단 내나라부터 여행하자는 분위기인 것 같다.
2년전에 광동성 여행 때는 유스호스텔에 서양 애들이 많았는데,
이번에는 거의 모든 유스호스텔에 대부분 중국 학생들이다.
이들이 영어를 상당히 잘 한다. 우리나라 대학생들보다 훨신 잘한다.
다음은 아침 산책, 아침 요기 겸.
가겟방에 붙어있는 포스터.
"온마음 온 뜻으로, 인민들을 위해서 봉사합시다."
상가집 앞에 늘어져 있는 조문 화환들
흔한 성황묘 같은데도 AAAA -A가 네개짜리네. . . .
이건 문묘니까 유교의 성인들, 공자님 맹자님을 모신 곳이네요.
이게 소위 구룡벽입니다. 이 구룡벽은 몇개 안 되는데, 전국에서 세개 뿐이라고 하든가?
왕자(? 황제의 아들이면 뭐지? 황자?)나 하여튼 구룡벽은
황실의 친족 만이 장식할 수 있는 것이랍니다
지금 설명서가 없어서 모르겠는데, 하여튼,
구룡벽은 여기 하나 있고, 따통에 있는 것 =가 보았고,
북경에 있는것 =가 보았고,
씰데없이 구룡벽은 세개 다 보았네요. . . .
천주교 교회당입니다.
오래 전에 지은 것입니다. 역사적 유물로도 남겨 놓았겠고,
요즘은 "중국에도 종교의 자유는 있다"는 증거로 이용한답니다
그러나 전교, 포교의 자유는 없습니다.
이 근처에서 또 아침 만두로 요기를 하고. . . .
평요 시외버스 터미날에서 일단 태원으로 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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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원의 남부터미날에 도착했습니다
남부터미날이다. 이곳은 어제 중앙 터미날에서 평요 가는 버스가 없어서 남부 터미날 가기 위해서 시내버스 정류장에서 서 있다가. . .
배고픔과 더움과 배낭의 무거움을 참아가면서
30분 이상을 시내버스정류장에서 씨름하다가,
결국 시내버스를 타지 못하고, 오토바이 뒤에 매달려서 15위안 주고 왔던 곳이다.
감회가 새롭다.
아침나절이라서 사람들은 별로 없다.
여기서 다시 중앙 터미날로 가야한다.
그런데, 여기서 두리번 거리다가 보니, 여기에서 바로 오대산 가는 버스가 있다는 것이다!!
와 잘됐다.
버스표를 끊고 시간을 기다려서 버스를 탔습니다.
생각보다 버스가 작아서 좀 실망스러웠습니다.
오대산을 가려면 오대 현에서 내려서 갈아타야 한다고 해서. . .
세시간 결려서 오대 현에 도착해서 내렸습니다.
조금은 설렁한 오대현 마을.
그런데, 점심 때도 되었고, 배도 고픈데, 작은 버스가 오더니,
이게 오대산 가는 버스라고, 얼른 타라고. . . .
야, 여기서 또 얼마를 가야하나. . .
해서 얼른 내려서 가게방에 가서 빵과 쥬스를 좀 샀습니다 .
버스가 떠나지 않고 기다려 주데여. . . ..
차장과 운짱이 날시가 더우니까 수박을 먹는데,
그 수박 참 먹고싶데여. . . .
.. . . . .
한쪽 먹으라고 주는데 어찌나 고맙던지. . . .
참, 여행 나와보니, 수박 한쪽의 고마움도 그렇게 느껴 보고. . . . . .
그런데, 이 버스가 가는게 세월입니다.
가도 가도 오대산이 안 나옵니다.
태원에서 오대까지 11시부터 2시.
오대에서오대산까지? 두시반부터 다섯시까지.
그러니까 얼추 다섯시간 걸리는 게 맞기는 맞네여. . . . . .
하여간 문제는 아침에 평요에서 나왔는데,
하루종일 걸려서 오후 다섯시에 오대산에 도착.
여기가 오대산인가? 여기도 아니고. . .
그런데, 가면서 고속도로 같은 길과 나란히 갑니다. 버스는 구도로로 가는데. . . .
그래서, 태원에서 중앙 버스터미날에서 탔으면 소위 직행도 있지 않았을까 싶었는데,
뭐 모르니까 할 수 없는거고.
다섯시간 걸린다는데, 다섯시간 반만에 왔으니 크게 틀린 것도 아닌거고. . .
현실에 만족해야져.
비로소 오대산에 도착.
꿈에도 그리던 오대산에 도착.
아 ! 청량산. 청량 징관스님이 화엄경소초를 쓰신 오대산 !
문수보살의 화현이 게시다는 오대산.
중국불교의 최고의 성지 오대산., 드디어 도착하다 !!.
그러나 그렇게 도착한 오대산의 이미지는 전혀 숭고하지도 신비롭지도 않아요.
그저 평범한 관광지입니다.
이제, 오대산 관광은 다음날 한다고 해도, 어쨎거나 일단 숙소를 찾아야 합니다.
오대산은 관광지라서 숙소 사정이 어렵고 비싸다는데, 다행히 유스호스텔 한군데가 있어서
그리고-주소만 갖고- 찾아가야 합니다.
일단 너무 넓고, 어디가 정문인지, 어디가 표 파는 덴지도 모르겠고. . . .
버스가 모여있는 데로 갔습니다.
오대산은 경내가 넓어서 경내이동버스,(셔틀)이 있는데 로선이 3개라고 나와 있었는데. . . .
유스호스텔 안내 카드에는 1번 셔틀버스를 타고, 진해사 앞에서 내려서 2번 셔틀을 타고 용천사 옆까지 오면 된다고 했는데. . . .
그래서 버스를 탔습니다.
올라가데여. . . .
그런데, 방향이 반대 같기는 한데, 방향은 그렇더라도. . .
좀 가더니, 무슨 표 받는데를 버스가 통과하는데,
무슨 표를 보재요. 입장권을 보재요. 무슨 입장권? 숙소 가는데 무슨 입장권?
오대산 들어가지도 않았는데?
(그런데, 오대산 표가 하루에 얼마던가? 해서 하루가 더해지면 값이 따불이예요.
오대산은 내일 들어가려고 하는데, 무슨 다섯지 지났는데 입장권?)
그래서 어디서 표를 파느냐니까, 반대편이라고 하면서 무조건 내리라고. . . .??
내렸습니다.
반대편으로 걸어갔습니다. (꼭 고속도로 돈 받는 곳 같이 생겼어요)
반대편에 가서 표 사겠다니까, 거기서도 무슨 표?
거긴 표 파는 데가 아니래요. 야, 이거 무슨 영문이람. . . .
그럼 어디서 표를 사며, 거길 들어가지 못하면
이 허허벌판에서 어디서 자나??
그래서 일단 다시 처음 버스탔던 데를 한참 걸려서 걸어 내려왔습니다.
위 사진 직은데 거기요.
내려 왔더니, 다행히 사람들이 있는데,
어쨎든, 안되는 쭝국말로 어떻게 해 봐야 하는데, 말이 안 통해요. . . .
버스 차장인 듯한 아가씨들이 있고, 운짱인 듯한 사람들도 있는데,
날 놀려먹는 것 같기도 하고,. . 말이 안 통하니까 이거원. . . .
그런데, 하여튼, 표를 사겠다니까, 지금 시간이 다섯시가 지나서 표 안판대요.
그럼 저기 못들어가느냐니까 (그리 들어가야 유스호스텔에 갈 수 있을 것 같아서. . .)
(유스호스텔 지도도 보여 주었지요. 너무 작아서 글씨도 잘 안 보여요)
그 사람들이 한참 보더니, 자기들끼리 뭐라고 얘기 하더니,
대뜸 몇 살이냐고 물어요.
지이 수이? 니 수이 점머 따?
(이 판국에 나이는 왜 묻나. . .?)
나? 61세. 류우 스 이 수이,.
그랬더니 저희들끼리 뭐 "아 됐다 됐다" 그러는 것 같더니,
그제서야 버스 타래요.
그냥 타래요. 어 이건 또 뭔가?
암튼, 타래니까 고맙기는 한데, 어찌 되는건가?
얘길 들어보니, 내 나이가 60 이상이라서 표를 안 사도 된대요.
그런가?
그런데, 대체 표 사는 데는 어딘거야. . . .
하여튼, 셔틀 버스를 탔지요.
그랬더니 자기들끼리, "이 차장 아가씨 따라가면 된다"고.
당신 원하는 데가 바로 이 아가씨가 내리는 데라고. . . .
암튼 고맘기는 하구만. . .뭔 영문인지는 모르겠지만. . . .
뭐 그렇게 기사회생.
내려보니, 거기가 셔틀버스 2번 로선 종점이데요.
아가씨는 따라와서 유스호스텔 문앞까지 저를 데려다 주고. . . .
나중에 다음날 보니까, 거기가 (종점인데) 셔틀버스 회사 직원들 기숙사예요. . . .
그렇게 찾아온 오대산 유스호스텔. . . .
예약을 안 했는데, 방이 없더라도 무조건 재워달라고 떼쓸 작정으로 왔습니다
주인은 여사장님.
유스호스텔 친구들이 모여서 입구 벽에다가 부처님 그림을 그리고 있었습니다 .
티베트 부처님 같습니다.
여기서 이틀. . .
오대산 까지 오는데, 하루 꼬박 걸렸습니다.
그래도 입장료를 안내고 들어왔다는 것이
약간 마음에 찜찜하게 걸려 있습니다.
저녁을 어디서 먹나 하고 고민하는데,
문앞에서 접수 보던 걸렁한 녀석이
오늘 저녁 누구(못 알아들음) 생일이라고 함께 저녁을 대접한다니까 기다리라고 하데요.
거 잘됐다 하고 기다리는데. . . .
아무리 기다려도 소식이 없어.
너무 배고파. . . .
오늘도 또 이렇게 배고파야 하나. . .
돈이 없어서 배가 고픈가, 의사소통이 안돼서 배가 고픈가. . . .
내가 잘 못 알아 들었나보다. . .
하면서 아까 뻐스에서 먹던 빵을 맨입에 먹고 있는데. . . .
8시도 지나서 "밥먹으러 가자"고.
긴가 민가 하고 따라 내려갔더니, 젊은이들이 이런 저런 요리들을 한다고 해서 늦은 것 같은데,
그집 여사장님 생일이라고 해서. . . .
근데, 음식도 좀 모자르고. . . .
그래도 전혀 생면부지의 세계의 젊은이들이 그렇게 모여서
초라하지만 그렇게 파티를 한다는 것이 참 정겹게 느껴지데요.
그래서 저도 생일축하 노래를 한국말로 불러주었지요.
밥값은 해야 할 것 같아서.
내일은 하루종일 오대산을 들쑤시고 다니자. . . .
오늘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