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인도배낭여행 18- 아그라에서 제12일 2월 5일 일요일,
제 12일째, 2월 5일 일요일. . ..
날이 밝았다.
자 이제 무얼 한다?
스마트폰 잃어버리고, 돈 잃어버리고, 디카 망가지고, 디카 사진 다 버리고. . .
그나저나 한국에서 스마트폰 사용정지 신청이나 바로 되어야 할텐데. . . .
이 녀석들이 내 메일을 보기나 보았을지. . .
물에 빠뜨려서 못쓰게 된 빨간 디카
돌아갈 날짜는 앞으로도 8일이나 남았다.
여기는 아그라. 뭘 해야지?
뭘하긴 뭘해, 기운을 내야지.
기운을 내자 김광수.
어차피 계획을 100% 다 달성하려고 했던 것도 아니지 않느냐.
어차피 모험심으로 온 것 아니야.
스마트 폰은 다시 한국 가서 공짜 폰 사면 되는 것이고,
잃어버린 사진은 할 수 없는 것이고,
디카는 또 돈 열심히 벌어서 새로 사주면 되는 것이고.
지나간 일은 지나간 것이고,
그만한 일에 기운을 잃어서는 안된다, 김광수.
우선 ATM (money mashin)가서 돈을 좀 찾자.
ATM 이 가능한지도 확인해 볼겸.
그리고 똑딱이 카메라라도 쓸 수 있을지 밧데리부터 사고 보자.
두가지.
오늘은 타지마할 보는 날.
우선 아침부터 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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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딸이 가르쳐 준 Joney's place.
아 마침 호텔 샤자한 바로 앞에 있구나.
그래도 한국음식이라고 하는 데가 이 타지마할 앞에는 몇군데 있지만,
이곳이 기중 낫다.
한국음식이래야 오무라이스, 수제비, 신라면 요 세가지. 그게 다지만,
식당이라고는 해도 코딱지만 해서 꼭 중학교 앞 분식집 같지만, 그래도 기중 낫다.
다른 데도 다 거기서 거기다.
샤자한에서 5박을 하면서 이근처 식당들을 이용했지만,
그래도 신라면이라도 먹을 수 있는 데는 이 아그라 타지마할 뿐이다. 뉴델리하고.
다른 곳에서는 그나마도 못 먹는다.
Joney's place에서 아침을 하고, 타지마할 구경에 나섰다.
오전에 타지마할, 오후에 아그라 고성(Agra F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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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는 밧데리하나 제대로 못만들고 수입품을 써야 한다.
국산도 있지만, 그걸로는 작동이 안된다.
보통 내 똑딱이 카메라는 하루에 밧데리를 네 개 먹는데 (200 cut를 찍으려면)
네 개면 400루피(만원), 하루치 숙박료다. (한국에선 이천원)
열두시간 밤기차 교통료에 해당한다.
(샤자한에서 250-450 루피 사이에서 묵었으니까)
그래, 400루피 사서 하루에 30장만 찍자.
(한국 돈으로는 얼마 안 하지만, 여행 나오면 돈 쓰는데는 절박해 진다.)
Taj Mahal
타지마할이 아니고, 발음은 “따-즈 마흐알”이다.
그러니까 그들은 이 발음을 어떻게 하느냐를 보고, 새로온 관광객인지, 여기서 굴러먹던 놈인지를 바로 안다. 거기에 따라서 적절히 바가지를 씌우는 것이다.
따즈마할은 입장료가 쎄기로 유명하다. 750루피.
내국인은 역시 수십 루피.
다른 어느 곳도 250루피를 넘어가지 않는데 여기만 750루피이다.
그렇다고 인도 와서 안 볼 수는 없다.
(봐도 별 것은 아니지만, 그것도 안 볼려면 왜 인도 오냐?)
인도 물가는 대체로 한국보다 1/4 쯤 되는 것 같다.
피부로 느끼기에.
숙박료400루피 (만원)
10시간 밤 기차 400루피 (만원)
길거리 음식 30루피 (800원)
사이클 릭샤 10-20루피 (수백원)
따즈마할의 사연은 잘 아시니까 안 쓰고. . . .
그런데 따즈마할에 들어오는 사람(입장객) 들은 무척 많다.
외국인도 많고 (외국인 관광객 중에는 프랑스 노인들 단체가 많다 왜 그런지. . . .)
내국인도 많다. 학생 단체도 많고 (일요일이라서?)
줄 서서 들어간다.
돈 수억 벌겠다.
따즈 마할에는 아치부터 낮 까지 희뿌옇게 안개 같은 것이 내내 서려 있다.
‘안개’인가 기대해 보기도 하지만, 그게 아니라. “매연”인 것 같다.
어느 도시나 다 그렇다,
아침에는 매연이 쫘악 깔려있다. 6시 부터 10시경 까지.
그리고 석탄 때는 냄새가 지독히 난다.
공장에서도 가정에서도 기차에서도. . . . . .
대리석 문양들이 예쁘다. 상감 (inlay)이래나 뭐래나.
거기다가 보석을 박았단다. 보석이 좋기는 좋은가??
뒤로 보이는 것이 야무나 강이다. 갠지스 강의 상류이다. 이 야무나강은 델리 위에서부터 흘러서 델리를 지나 이 아그라를 거쳐서 바라나시로 간다(동남방으로). 거기서 다른 강과 합쳐져서 이름이 갠지스 강으로 바뀐다. 즉 이 야무나 강이 크게 합쳐져서 넓어져서 갠지스 강이 되는 곳이 바라나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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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코스는 오전에 따즈마할, 오후에 아그라 성을 보면 끝난다.
오후가 되었으니 아그라 성을 보러 가자
여기가 무굴 제국의 수도이다. 아크바르 대제가 쌍은 왕궁이다.
인도의 왕궁은 대개 외적과의 전쟁, 침공에 대비한 성채의 형태를 띄고 있다.
즉, 전쟁형 왕궁이다. 통치형(행정형)이나 신정형(종교형)이 아니다.
성채의 둘레에는 해자를 만들고, 물길을 만들어 말이 넘어오지 모하도록 하고,
입구에 급한 굴곡을 두어 코끼리 부대의 공격에 대비한다.
이랬거나 저랬거나 하여튼, 영국에 의해서 (돈에 의해서-동인도 회사) 멸망 당했다.
코끼리나 말에 의해서 멸망 당한 것이 아니라.
무굴제국은 강력한 이슬람통치를 노력했고, 그래서 왕도에는 반드시
국가중심 이슬람 신전을 따로 건설했다.
포테이토 칩을 다람쥐한테 주는데, 원숭이가 채어갔다. 그러나 그는 무소득. 빈 봉지였다. 원숭이는 좋을 게 하나도 없다. 한번은 내 오렌지를 뒤에서 갑짜기 채어 갔는데, 얼마나 놀랬던지. . . . .
밤에는 죠니스 맞은 편에 있는 TREAT Restaurant에서 수제비를 먹어 보았다. 그런대로 먹었다. 이름은 레스토랑이지만, 기실은 초등학교 앞 분식집만도 못하다. (물론 인도에도 일류호텔 레스토랑도 있겠지. . . 아마 있겠지. . .나 하고는 상관 없는 일이다. 인도 에 일류호텔이라는 게 있을까? 상상이 잘 안간다.)
인도에서는 대개 한참, 무척 기다려야 그제서야 나온다. 음식이건 뭐건. . ..
오늘도 무사히. . . .
방을 바꾸었다.
450루피 짜리에서 250루피 짜리로.
여기서 5박을 해야 하니까, 좀더 절약해서 살자.
돈도 잃어버리지 않았느냐.
그래도 돈을 좀 기계에서 찾았으니 약간 안심이 된다.
내일은 근교 화때뿌르에 가 봐야지.
내일은, 내일은, 무슨일이 일어날까.
하하호호 아저씨, 우리우리 아저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