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일기3
나는 학교때부터 라디오를 틀어놓고서 공부했다.
체질이 그래야만 공부가 잘된다는 애들도 있다.
그러나 나는 그렇지는 않다.
라디오를 틀어 놓으면 공부에는 방해가 된다.
그러나, 내가 좋아하는 노래를 들을 시간은 그때 뿐이다.
계속되는 입시공부와 재수, 또 재수. ., .
공부는 해야하고, 노래는 듣고싶고. . .
노래? 팝송.
뷰티풀 썬데이, 애즈티어즈 고바이, 훋스텝스 CCR,,
어리 인더 모닝. . .뭐 무수한 팝송들. . .
나중에는 포크송. . .박인희, 송창식은 물론. . .조용필, 정훈희, 이선희, 김연실. . .
그 다음으로는 흘러간 옛노래, 왕자호동, 사막의 길, 노래하자 꽃마차, 예라이썅. . .
등등 물론 한도 끝도 없다.
옛날 노트들을 정리하다 보니, 재수를 하던 기간 중에도 무수한 시간을 노래 듣는데 보냈던 흔적들이 나온다. 미국팝송 인기챠트를 적어둔 날짜가 대학 입학시험 보기 며칠 전이다.
그 다음으로는 PC가 나오고, 음악카드가 나오고, 옥소리니 뭐니 PC에 장착해서 들었다.
옛날 카세트 테이프도 버리지 않고 몇 박스씩 가지고 있다.
무슨 음악? 음악은 무슨 음악. . .그냥 가요지.
크래식에 취미를 좀 붙여보려고 했으나, 크래식은 물론 좋다, 나쁜건 아닌데,
그건 팝송이나 가요보다는 심심하다.
자판기에서 생수 사마시자고 했다가 어느덧 손길은 콜라 쪽으로 간다.
당췌 크래식은 싱거워서. . .
한동안 mp3 파일이 나오기 전에는음악 파일로 imp 파일이 있었다.
그때 부터도 용산 시장에서 CD하나에 mp3이나 imp화일을 가득 넣어서 (물론 불법이다) 팔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고,
카세트 테이프 90분에 이달의 히트곡이라고 해서 30곡 정도를 꽉꽉 채운 테이프들이 나왔는데 (하나 사면 두달동안의 유행가는 다 카바된다), 컴퓨터 음악화일이라고 해서 그러지 말란 법이 없다는 생각으로 용산 시장을 여러번 찾아보기도 했다.
그래도 그런건 나오지 않았는데, (그게 20년전 얘기다)
아 그런데 그게 20년이 지나서야, 이제야 나온다.
요즘은 USB에 담아서도 파는데
빨간 등산 운동용 축음기에 마이크로 칩에 담아서 판다.
요 등산운동용 축음기는 값이 2만5천원부터 하는데, 칩에는 보통 수천곡이 담겨져 있다.
아주 왔다다.
요걸 PC에 연결해서 받아놓으면 많은 곡들을 마음대로 주무를 수가 있다.
빠른곡, 흘러간곡, 포크송곡, 분위기있는곡 등등으로 정리하고,
당근, 가수별로도 정리한다. 요즘은, 김목경, 신촌부르스, 산울림, 강산에, 한영애. . .
한번은 그런 칩을 구하려고 동묘앞 고물시장을 기웃대다가, 칩만 파는 한 사람을 발견했는데,
무려 가요가 6700곡이 들어있었다. 거의 완결자 수준이다.
중국에 가서도 그런걸 샀다.
중국어 공부할 때 “등려군이 부른 소성고사”를 베웠는데, 남경 뱃놀이에서 그노래가 나와 감격했다.
중국 것은 2천 곡이다. 싼걸 사서. . .
한국에 와서 PC에 꽂아보니 호환이 안되고, 한국PC는 그것을 못 읽는다.
(뭐 읽을 수 있는 방법이 있겠지만 그정도로 전문가는 못되니까)
그래서 그냥 듣는다.
충전기 모양이 다르다. 그냥 꽂아놓고 듣는다.
라디오 곡도 가끔 녹음해서 듣는데, 요즘 라디오 앱은 녹음 되는 것이 별로 없다. 오래전에 삼성 갤럭시 S3를 쓸 때 쓰던 앱에서는 녹음이 된다. 그래서 녹음할 때는 그걸 쓴다.
사람마다 취미가 있다.
크래식 듣는 사람들은 어떻다고 할지 모르겠으나,
그래도 가요 듣는 취미가 낚시하는 취미보다는 낫다고 생각한다.